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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senal

[영상평] All or Nothing: Ep.1 새로운 시작

dyriximo 2022. 8. 31. 01:07

팬들은 언제나 팀의 승리를 갈망한다.

아마존 프라임은 All or Nothing 스포츠 다큐멘터리 시리즈를 2015년 미식축구를 기점으로 다뤄오고 있으며, 축구계에선 2018년의 맨체스터 시티가 그 주인공으로 처음 소개되었다.

아스날 편에서의 첫 에피소드는 그리 웃음 짓고 감상할 거리는 되지 못했다. 적어도 구너인 내 시선에서는 말이다.

전 시즌이 다사다난한 감도 있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팀의 성적이 26년 만에 유럽 대항전 진출 실패로 이어졌기에 시작 자체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1군 스쿼드 기준 평균 나이가 20대 초반으로 PL에서 가장 어린 팀이며, 이러한 소식들 속에서 처음 얼굴을 비춘 사람은 당시 19세의 나이로 재능을 선보인 부카요 사카였다.

사카가 첫 타자로 나온 이유는 그의 재능이 차세대 유럽을 호령할 만한 선수인 것도 맞지만, 유로 2020 이탈리아와의 결승전 승부차기 실축으로 인해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았기 때문이다.

사카를 독려하는 사우스게이트 - 'Sportsmax'


당시 사카는 언론 및 미디어와의 만남에 거리를 두었다. 그리고 이어 복귀한 첫 번째 인터뷰를 이번 아스날 다큐멘터리에서 볼 수 있었다.

미디어가 선정한 하이라이트는 아르테타의 라커룸 대화지만, 내가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사카가 당시를 회상하며 인터뷰하는 것이었다.

사실 나이가 어리면 어릴수록 높은 위상의 대회에서의 부담감이 배가 되는 것은 물론 트라우마의 상처가 아무는 소요 기간이 상대적으로 많이 걸리기에 어릴 적부터 시즌 초반을 망쳐 꽃이 져버리는 경우도 빈번하다.

21-22시즌 사카는 43경기 12득점 7도움으로 스탯 적으로도, 보이는 경기력적으로도 스텝 업이 됐었다는 평가가 많았기에 이는 성적과 별개로 경기 내부적 관리를 철저하게 한 아르테타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에피소드 1의 전체적 흐름은 앞서 언급한 26년 만의 유럽 대항전 진출 실패와 리그 개막 3연패의 침울한 분위기 속 코칭스탭들과 선수단이 어떻게 반전을 이루는지에 대한 내부적 상황을 포커스로 하여금 만들어졌다.

21-22시즌 아스날의 PL 개막 3연전 결과 - 'transfermarkt'


위 사진과 같이 아스날은 시즌 초 굉장히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으며 이는 곧 감독의 자리가 위태롭다는 방증이기도 했다. 중요한 점은 "어떻게 부진을 피할 것인가" 가 아닌 "어떻게 다시 일어날 것인가"이다.

조쉬 크뢴케와 나눈 미디어와 사람의 시선에 대한 이야기. 인간적인 면이 줄어들고 마케팅화가 주를 이루는 현대 축구, 아니 사회라고 칭하는 것이 맞을지도 모른다. 이것을 한 축구 팀의 외부적 책임자와 내부적 책임자의 시선으로 허심탄회하게 풀어낸 감정을 간접적으로 들을 수 있었다.

당시 나이 39세. 그도 감독 중에선 굉장히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언론의 질타 속에서 보인 평정심과 태연함은 가히 베테랑 감독들 선상에 두어도 이상하지 않았으며, 감독이기 전 한 아스날의 팬으로서 가지는 팀을 향한 애정과 애티튜드는 존경받아야 마땅하다 생각했다.

선수들에게 밑거름이 될 수 있다면 자신의 과거도 서슴없기 꺼내들었으며, 이는 아직 실패에 익숙지 않은 10대, 20대 초 선수들에게 사기를 끌어올리는 키포인트가 되기에 충분했다.


사람은 누구나 한 번쯤은 궁지에 몰린다. 천재라 불렸던 사람들, 위인전에 이름을 남겼던 사람들 모두 예외는 아니다.

바이에른 뮌헨의 트레블을 이끈 유프 하인케스도 샬케에서의 부진과 자신이 선수 시절 황금기를 이끌었던 팀 묀헨글라트바흐를 강등시키는 수모를 겪으며 실패와 나락을 겪고 사라지는 듯 했지만 현세대의 축구 흐름을 캐치해 따라가 레버쿠젠에서 재기에 성공했으며 바이에른 뮌헨을 맡아 결국 2012-13 시즌에 트레블을 이뤄냈다.

이 영상에서 최악의 위기에 내몰렸던 시기의 아르테타도 마찬가지다. 실패로 인해 나락으로 떨어졌으며 그 곳에서 탈출해 다시 FA컵 우승하던 시절의 영광으로 돌아오기 위한 동기부여를 영상으로 잘 보여줬고 그 과정에서 화술의 강점이 되는 장면이 에피소드에 모두 담긴 듯하다. 우리는 이 엔딩의 결말을 안다. 하지만 내부에서 다시 보는 과거는 그 이야기를 더 깊이있게 알게 해 주기에 이 녹화물을 보는 까닭은 분명해졌다.